“변기가 막힌 것 같아요”라는 전화 중 일부는 현장에 가 보면 막힘이 아닙니다. 배관은 멀쩡한데 내리는 물의 힘 자체가 약해진 경우 — 원인은 변기 뒤 수조 안에 있습니다. 출장 없이 해결될 수 있는 유형이라, 구분법을 알려드립니다.
막힘과 수조 문제, 이렇게 갈립니다
막힘의 증상 — 물은 힘차게 쏟아지는데 수위가 차오른다. 내려가긴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꾸르륵 소리가 난다.
수조 문제의 증상 — 물이 애초에 힘없이 졸졸 나온다. 수위가 차오르지 않고 그냥 약하다. 두 번 내려야 내려간다. 수조에 물 차는 소리가 오래 계속된다.
간단한 판별법이 있습니다. 양동이로 물 한 바가지를 변기에 빠르게 부어보세요. 시원하게 꺼지면 배관은 정상이고 문제는 수조입니다. 바가지 물도 그렁그렁 고이면 막힘입니다.
수조 안에서 벌어지는 일
수조 뚜껑을 열면 두 가지 핵심 부속이 보입니다.
- 필밸브(물 채우는 부속) — 여기가 노후하면 물이 천천히 차거나 정량까지 안 찹니다. 수위가 낮으면 내리는 힘도 약합니다. 수조 안쪽 벽의 표준 수위선(보통 오버플로관 아래 2~3cm)까지 물이 차는지 확인하세요.
- 플래퍼/사이펀(물 내보내는 마개) — 고무가 삭으면 완전히 열리지 않거나, 반대로 미세하게 새서 수조가 늘 반쯤 빈 상태가 됩니다. 변기 안으로 물이 조금씩 흐르는 소리가 계속된다면 이쪽입니다. 물 낭비가 상당해서 수도요금으로도 티가 납니다.
부속은 철물점·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고 교체 난도도 높지 않은 편이라, 손재주가 있으시면 셀프도 가능한 영역입니다.
구축 단지에서는 겹쳐서 옵니다
잠원동의 연식 있는 단지들처럼 배관도 오래되고 변기도 오래된 집은, 수조 부속 노후와 배관 협착이 함께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속을 갈아 물 힘을 되찾았더니 이번엔 좁아진 배관이 그 수압을 못 받아 막히는, 웃지 못할 순서도 있습니다. 물 내림이 약해진 지 오래된 집이라면 수조와 배관을 한 번에 점검하는 쪽이 두 번 부르는 것보다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