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나 장기 출장을 다녀와 현관문을 열었을 때 훅 끼치는 하수구 냄새 — 집이 잘못된 게 아니라, 예정된 일이 일어난 것뿐입니다. 사람이 없는 동안 배수구마다 고여 있던 물(봉수)이 증발해, 하수관의 공기를 막던 뚜껑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원리를 알면 예방은 10분짜리 일입니다.
떠나기 전 10분
- 모든 배수구에 물을 넉넉히 부어 봉수를 채우세요. 욕실 바닥, 세면대, 욕조, 싱크대, 세탁기 배수구, 베란다까지 — 잊기 쉬운 순서로 적었습니다. 특히 안 쓰는 욕실과 베란다가 늘 첫 번째로 마릅니다.
- 증발 속도를 늦추고 싶다면 식용유 한 숟갈. 부은 물 위에 식용유를 조금 띄우면 기름막이 증발을 크게 늦춥니다. 한 달 이상 비울 때 쓸 만한 방법입니다. 랩으로 배수구를 덮어 두는 것도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 음식물 거름망은 비우고, 싱크대에 뜨거운 물을 한 번. 남은 찌꺼기가 몇 주간 배관 초입에서 부패하는 것을 줄입니다.
- 세탁기는 마지막 사용 후 문을 열어 두세요. 배수와는 별개지만, 통 곰팡이 냄새 예방에 효과가 큽니다.
돌아온 날
냄새가 나더라도 당황할 것 없습니다. 모든 배수구에 물을 한 컵씩 붓고, 변기 물을 한 번씩 내리고, 창문을 열어 환기하면 몇 시간 안에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하루가 지나도 냄새가 남는다면 그때는 증발이 아닌 다른 문제입니다 — 트랩 부속의 파손, 애초에 트랩이 없는 배수구, 배관 자체의 오염. 이 경우는 물 붓기로 해결되지 않으니 경로 점검이 필요합니다.
공실 관리 중인 집이라면
이사 갈 집을 미리 계약해 뒀거나, 임대 놓을 집이 비어 있는 경우 — 몇 달씩 아무도 물을 안 쓰는 집은 봉수가 전멸합니다. 집을 보러 온 사람이 문을 열자마자 하수구 냄새를 맡으면 집 자체의 하자로 오해하기 딱 좋습니다. 반포·서초동처럼 전월세 회전이 잦은 동네의 임대인·중개사무소에 권하는 요령입니다. 2~3주에 한 번 들를 때마다 배수구에 물 붓기 — 이것 하나로 “집에서 냄새 나던데요”라는 말을 안 듣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