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벽과 천장에 붙어 있는 작고 까만 하트 모양 날개의 벌레 — 나방파리입니다. 때려잡아도 며칠이면 다시 생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성충은 결과일 뿐, 번식지가 욕실 배수구 안쪽 배관에 있기 때문입니다.
나방파리의 생애가 배관에서 돈다
나방파리는 배관 내벽에 붙은 유기물 슬러지(비누때·머리카락·피지·세제 찌꺼기가 미생물과 엉킨 점액층)에 알을 낳습니다. 유충은 그 슬러지를 먹고 자라 성충이 되어 배수구 밖으로 나옵니다. 즉 욕실에 나방파리가 보인다는 것은 배관 벽에 유충이 먹고 살 만큼의 슬러지 층이 형성돼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성충 퇴치(살충제·전기채)만 반복하는 것은 모기를 잡으면서 고인 물을 두는 것과 같습니다. 슬러지를 없애야 끝납니다.
어느 배수구인지 찾는 법
번식지는 보통 한 곳입니다. 의심 배수구(욕실 바닥, 세면대, 욕조, 안 쓰는 화장실)에 각각 투명 테이프나 종이컵을 하룻밤 덮어 두세요. 아침에 성충이 붙어 있는 쪽이 번식지입니다. 오래 안 쓴 배수구, 물이 늘 조금 고여 있는 배수구가 유력 후보입니다.
해결 순서
- 트랩 분해 세척 — 배수구 트랩과 부속을 분해해 슬러지를 물리적으로 제거합니다. 솔이 닿는 범위는 직접 하실 수도 있습니다.
- 배관 내벽 세척 — 트랩 아래 배관까지 슬러지가 이어져 있으면 장비 세척이 필요합니다. 이 단계까지 왔다면 대개 배수도 느려져 있습니다.
- 재발 방지 — 주 1회 뜨거운 물(60도 안팎)을 충분히 흘리고, 오래 안 쓰는 배수구는 주기적으로 물을 부어 봉수를 유지하세요. 슬러지가 다시 앉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여름철 오피스 화장실도 같은 원리
서초동 오피스 건물의 공용 화장실에서 여름마다 나방파리 민원이 도는 것도 같은 구조입니다. 이용량이 많아 슬러지가 빨리 쌓이는데 청소는 표면만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건물 단위라면 배수구 일제 점검과 트랩 세척을 관리 주기에 넣는 것이 민원을 끊는 방법입니다.
벌레가 보이면 벌레를 보지 말고 배관을 보세요. 나방파리는 배관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 곤충에 가깝습니다.